魚變成龍圖[어변성룡도]
물고기가 물살을 뛰어 올라 용으로 변한다는 등용문(登龍門)의 고사를 그린 그림이다. 중국 고사에 원천을 둔 이야기로 큰 물고기가 물살이 세고 거친 중국의 용문(龍門)에 뛰어 올라 용이 되었다는 내용을 형상화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과거 급제가 사대부 남성들이 가장 출세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어변성룡은 과거 급제 혹은 출세를 상징하는 도상으로 인기가 높았다.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라는 명칭 대신에 어리변성룡도(魚鯉變成龍圖)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조금 더 응용하여 물 위를 뛰어오르는 잉어 자체를 강조하여 약리도(躍鯉圖)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 이러한 그림들은 출세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선물로 활용하거나 공부방에 걸어두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급제와 출세를 상징하는 어변성룡의 고사는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한 증거들이 남아 있다. 19세기에 출간된 《한양가》에 따르면 광통교 아래 그림 시장에서 ‘어약용문(魚躍龍門)’이 팔리고 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한양가》는 당대 최신 한양의 풍속을 묘사한 글로 어변성룡을 그린 그림이 19세기에 활발하게 유통되었음을 보여준다. 민화 어변성룡도에 자주 보이는 도상 중 하나는 붉은 태양이다. 붉은색 태양이 중천(中天)에 떠 있고 그 기운을 받은 물고기가 물 위를 튀어 오르는 장면이 자주 그려진 것이다. 이 때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꼬리의 끝은 태양을 받아 붉게 타는 듯이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가 용으로 변하고 있는 순간 그 자체를 포착하려 한 것이다. 때로는 그림과 함께 ‘어변성룡’이라는 화제(畵題) 자체를 부기한 경우가 있다.
어변성룡의 도상은 이른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의 공예 및 회화의 제재로 선택되곤 하였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유교적 출세관과 결부되면서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민화의 영역에서는 붉은 태양과 결합하는 경우도 있어 출세의 의미를 강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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